- 방학이 끝나가고, 편지와 함께 사라지는 시간
그해 여름이 지나가고,
우리는 점점 더 많은 편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책상 위, 그녀에게서 온 편지가 하나둘씩 쌓여갔다.
종이를 펼칠 때마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날씨 이야기, 사소한 일상, 별 의미 없는 농담까지.
"잘 지내고 있지? 누나가 많이 보고 싶어."
그녀의 글씨로 적힌 짧은 한 줄을 볼 때마다,
나는 이상하리만큼 가슴이 저며왔다.
- 여전히 따뜻한 그녀, 그러나 점점 변해가는 우리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걱정했고, 다정하게 안부를 물었다.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어?"
"너 공부하느라 힘들지? 무리하지 마."
여전히 누나로서의 모습.
여전히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편지의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서로의 생활에 집중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나는 고3이 되었고,
그녀는 사회인이 되어 바쁜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 점점 흐려지는 관계, 줄어드는 편지
우리의 편지는 여전히 오갔다.
하지만, 그 횟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예전처럼 밤새 편지를 기다리는 일이 사라졌다.
"바쁘겠지."
자연스레 이해하려고 했다.
그러나 한 통, 또 한 통…
편지가 오랜만에 도착할수록,
그녀와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여전히 그녀를 떠올리며 살았지만,
그녀는 이제 내 세계 바깥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았다.
- 우리의 마지막 통화. 결국, 흐려진 거리감
오랜만에 그녀와 통화를 했다.
"누나, 요즘 너무 바쁜 거 아냐?"
"음… 그렇지. 회사 일도 많고, 정신없네."
"그래도… 가끔 연락해 줘."
"그럼, 당연하지."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매일’ 연락하지 않았다.
‘당연하지’라는 말은 어느새 공허해졌다.
그녀는 다정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걸.
나는 여전히 여름날에 머물러 있었지만,
그녀는 점점 더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의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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