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이상 오지 않는 편지
책상 위에 놓인 편지들.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편지가 추가되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그녀를 떠올렸지만,
그녀에게서 오는 소식은 점점 줄어들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편지를 기다리는 시간’을 잊어가고 있었다.
- 여전히 나를 걱정하는 그녀. 하지만…
가끔 연락이 올 때도 있었다.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지?"
"너 요즘 힘들다면서?"
"넌 착하고 좋은 아이였어."
여전히 다정한 그녀의 말투.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나를 동생으로 아끼고 있었을 뿐,
나는 그녀에게 그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 더 이상 동생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고3이었고,
그녀는 완전히 사회인이 되어 있었다.
우리의 생활은 너무도 달라졌고,
더 이상 그녀가 나를 찾아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그녀를 떠올리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동생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나는 여전히 ‘착한 동생’일 뿐이었다.
- 마지막 편지. 나는 여전히 그 여름에 머물러 있다.
더 이상 그녀에게 편지를 쓰지 않던 어느 날,
나는 손에 펜을 들었다.
오랜만에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그동안 말하지 못한 감정을 가득 담고 싶었지만,
나는 결국 아무것도 적지 못했다.
"누나는 그때가 기억나?"
"나는 그때가 너무 그리워. 누나도 그래?"
"나는 여전히 그날의 나로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 채,
나는 마지막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그 편지가 그녀에게 닿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
- 그녀는 23살, 나는 22살. 그리고…
우리의 시간은 서로 다른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나는 멈춰 있었고,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안부조차 모르게 되었다.
어느덧 시간은 또 멀어져서
그녀는 23살이 되어 있었고, 나는 22살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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