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 전지적 시점/첫사랑, 그 가슴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리고 영원한 이별과 영원한 그리움

Oma Rauha 2025. 3. 6. 08:28
728x90

 

- 시간은 흘러가고, 나는 어른이 되었다.

그녀와의 마지막 순간이 지나가고, 나는 그냥 살아갔다.
군대를 다녀왔고, 대학을 졸업했고, 사회인이 되었다.
취업 후 하루하루가 숨 가쁘게 흘러갔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일하고, 지쳐서 잠들기를 반복하는 나날.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녀를 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순간, 문득 그녀가 떠올랐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익숙한 노래.
익숙한 향기.
그리고, 우연히 지나가게 된 우리가 자주 갔던 거리.

나는 그녀를 완전히 잊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잊을 수 없었다.


- 우연한 재회, 그러나 먼발치에서

그날은 퇴근 후, 오랜만에 익숙한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했던 그 길.

"오랜만에 들러볼까."
그냥… 별다른 이유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멀리서 걸어오는 한 사람.
나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심장이 요동쳤다.

그녀였다.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기억 속 그녀와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혼자였다.
누군가와 함께가 아닌, 그저 조용히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한 발짝 내디디려 했다.
그러나...

5년 전, 마지막 전철역에서의 순간이 떠올랐다.

그녀가 덤덤하게 이별을 말했던 순간.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갔던 그녀.
나는 그녀를 붙잡지 못했던 나의 무력함.

그 기억이 나를 붙잡았다.
나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녀는 여전히 같은 길을 걷고 있었다.
한때는 나와 함께 걸었던 길을.
그러나 이제, 그녀의 곁에는 내가 없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한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치, 이 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하지만, 그녀는 그대로 걸어갔다.
점점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나는 끝내 그녀를 부르지 않았다.
붙잡지도 않았다.
그저, 한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서 서 있었다.


- 안심, 그리고 마지막 미소

그녀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된 순간,
나는 조용히 웃었다.

"잘 살고 있구나."

어쩐지, 마음이 놓였다.
여전히 그녀가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내 길을 걸었다.

가벼운 발걸음.
조금은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듯했다.

그녀는 이제 나의 현재가 아니라,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 그리고 영원한 이별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들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내 마음 한편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찾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우리가 선택한 영원한 이별이었으니까.

아마도, 먼 훗날 또 우연히 그녀를 마주하게 된다면…
나는 오늘처럼, 그저 미소 지으며 가던 길을 가겠지.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