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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여름 2

그녀의 편지

그녀와 헤어지고 난 후, 나는 여전히 수련회의 시간에 머물며 한없이 그녀를 그리워하며 가슴 앓이를 하고 있었다.머릿속에는 여전히 그녀의 웃음소리, 바닷가에서 함께했던 순간들이 맴돌았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을까?책상 위, 낯설지 않은 글씨체가 적힌 편지봉투가 놓여 있었다.그녀의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반갑고, 설레고, 수많은 감정들에 휩싸인 채 나는 그녀에게서 온 편지를 조심스럽게 펼쳤다.안녕! 나야, 너의 마니또(=천사). 잘 지내고 있어?이 편지를 받으면 조금 놀랄까? 아니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읽게 될까?네가 이 편지를 어떻게 읽을지 문득 궁금해지네. 사실, 네가 이 편지를 받아볼 때쯤이면 누나는 여전히 너를 떠올리고 있을지도 몰라.교회에서 너를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나.네가 교회 모퉁이를 돌아..

그해 여름, 그녀를 만나다.

그해 여름방학엔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았다.햇볕은 뜨겁게 내리쬐었고,아직 아침인데도 공기는 이미 묵직한 더위를 품고 있었다.“야! 준비물 잘 챙겼어?”“당연하지! 바닷가로 가는 수련회는 처음이라. 잠도 잘 못잤어.”바닷가로 수련회를 떠나는 날,평소처럼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며 교회 모퉁이를 돌았다.그리고 그 순간 그녀가 보였다.뽀얀 피부, 해맑은 웃음, 긴 생머리,가느다란 손짓으로 교회 선배와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낯선 얼굴이었지만 이상하게 그녀에게 눈길이 멈췄다.뭔가 말을 건네야 할 것 같았지만,그냥 어색하게 친구들 뒤에서 서성였다."아! 인사해. 이번에 나랑 같이 왔어."선배의 소개로 그녀와 인사를 나누었다.나는 멋쩍게 고개만 끄덕였다.이름을 듣고도 되뇌어 볼 틈 없이 버스에 올라야 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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